향기블렌딩

아로마테라피스트의 향기 블렌딩 9편 – 스위트마조람으로 감정을 풀어주는 시간

kindgarden 2025. 7. 18. 15:26

스위트마조람은 긴장과 감정 사이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향기입니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의 블렌딩 루틴을 통해 감정의 응어리를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마조람 오일의 작용과 사용법을 소개합니다.

 

감정이 머무는 곳엔 긴장도 함께 존재합니다.
사람은 마음이 불편할 때, 그 감정을 잘 느끼지 않기 위해 몸을 먼저 조입니다.
어깨가 굳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얕아지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밀어냅니다.
그런 상태가 반복되면 감정은 흐르지 못하고 안으로 고여버립니다.
그리고 그 고인 감정은 어느 순간 아주 작은 자극에도 갑작스럽게 터지며,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감정 폭발로 이어지곤 합니다.

저는 그런 날이면 반드시 ‘스위트마조람’을 꺼내 듭니다.

 

마조람은 부드럽고 달큰한 향을 가진 허브 오일이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안정감과 깊은 이완이 공존합니다.
이 오일은 감정을 억지로 다스리거나 눌러주지 않으면서도,
정서의 흐름을 천천히 풀어주는 능력이 있습니다.
저는 이 향기를 ‘무너지지 않고 풀리는 감정’이라고 부릅니다.
스윗마조람은 우리가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그리고 따뜻하게 알려주는 감정의 언어 같아요.

 

스위트마조람으로 감정을 풀어주는 향기 블렌딩

스위트마조람은 ‘긴장과 감정 사이’를 풀어주는 오일입니다

마조람(Origanum majorana)은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허브 식물로,
주로 잎과 꽃에서 수증기 증류를 통해 에센셜 오일을 추출합니다.
그 향은 처음에는 라벤더처럼 가볍고 달콤하게 느껴지지만,
깊게 들이마시면 부드럽고 포근한 무게감이 감싸듯 퍼집니다.
그 특성은 단순히 감각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신경계 전체에 이완을 유도하는 작용으로 이어집니다.

주요 화학 성분은 테르피넨-4-올, 리날룰, 리날릴 아세테이트로,
이들은 공통적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심장 리듬과 호흡 리듬의 안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심리적으로는 초조하거나 압박받을 때 흥분된 신경 상태를 완화시켜 줍니다.
또한 근육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성질이 있어,
몸과 마음이 함께 긴장되어 있을 때 더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스위트마조람은 억눌린 감정을 단숨에 터뜨리게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안전한 방식으로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정서적 공간을 만들어주는 오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오일을 감정 루틴에 자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음을 열기보다 먼저, 몸의 경계를 풀어주는 것’
그건 때로 말보다 더 빠른 회복의 길이 되기도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흐르게 만드는 향기 블렌딩 루틴 

아침부터 모든 것이 빠듯하게 흘러갔습니다.
마감 일정은 코앞이었고, 시간은 부족했고,
그 안에서 실수 하나 없이 완벽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온몸을 조이고 있었죠.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어깨는 뻣뻣하게 굳고, 속은 텅 빈 것 같고, 호흡은 얕아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긴장이 단순히 신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짜증과 피로, 초조함,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무게들이
어디론가 쌓이다 결국 가슴 안 어딘가에 ‘덩어리’처럼 걸려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늘 감정보다 몸을 먼저 풀어주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날 제가 선택한 향기는 스위트마조람입니다.
작고 둥근 병을 열고 손끝에 한 방울을 떨어뜨려 코 가까이 가져갔습니다.
처음 맡은 향은 따뜻했고, 두 번째 숨에서는 조용한 안도감이 따라왔습니다.
“지금 이 감정, 급하게 풀지 않아도 괜찮아.”
마치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죠.

저는 마조람 2방울에 팔마로사 1방울, 그리고 로만 캐모마일 1방울을 더해
은은하고 부드러운 블렌딩을 만들었습니다.
강한 안정보다는 감정의 흐름을 유도하는,
흘러가게 돕는 조합이었어요.

롤온에 담아 손목, 복부, 그리고 심장 부위에 천천히 발랐습니다.
그 위로 따뜻한 손바닥을 얹고 깊은숨을 들이마셨습니다.
바로 진정되진 않았지만,
감정이 ‘멈춰 있는 것’ 같던 상태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을 느꼈습니다.

이 블렌딩은 강한 제어 대신 부드러운 흐름을 선택하게 해 줬습니다.
그날의 감정은 해결된 것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허락받은 것이었습니다.

 

향기 블렌딩 노트 기록

  • 오늘의 감정 상태
    외부 압박으로 인한 내면 긴장, 가슴 깊이 응어리진 감정, 억눌린 피로감
  • 사용한 오일 조합
    스위트마조람 2방울 – 부드러운 신경계 이완, 정서적 긴장 해소
    팔마로사 1방울 – 감정 유연성 회복, 내면의 흐름 열기
    로만 캐모마일 1방울 – 억눌린 감정의 정서적 진정, 자율신경 안정
  • 향의 느낌
    처음엔 가볍고 포근한 허브와 꽃향이 번지며,
    뒤이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부드럽고 촉촉한 따뜻함이 퍼진다.
    무게감보다 ‘여유’가 느껴지는 향기.
    고였던 감정을 억지로 뚫기보다, 천천히 흘러가도록 허락해 주는 인상.
  • 블렌딩 이름
    Soft Release –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풀어내는 시간

감정을 풀 수 있는 공간을 향기 블렌딩으로 만들기

감정은 억지로 밀어낼수록 안으로 더 깊이 숨습니다.
그런 감정은 언젠가 몸의 경고로 돌아오기도 하고,
작은 자극에도 터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로 바뀌게 되죠.
하지만 스위트마조람은 그런 감정을 억지로 드러내기보다
천천히 풀어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지나치게 빠르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바로 그 적절한 리듬 안에서 감정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스위트마조람의 향기는 ‘감정의 방어’를 천천히 내려놓게 해 줍니다.
몸을 이완시키고, 숨을 깊게 만들어주며,
그 깊은숨 안에서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부드러워집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잖아요.
말하기도 애매하고, 울기도 애매한 감정들이
가슴 안에 가득 차 있는 날.
그럴 땐, 잠시 마조람과 함께 앉아
조용히 숨을 쉬어보세요.
말보다 향기가 더 많은 위로를 건네는 순간이 분명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