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블렌딩

향기 블렌딩 으로 감정을 기록하는 하루

kindgarden 2025. 6. 27. 12:31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NAHA와 영국 ICAA에서 인증받은 아로마테라피 전문가로,

실제 감정 상황에 맞춘 에셀셜오일 향기 블렌딩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느낀 향기의 힘과, 그것이 어떻게 제 하루를 바꾸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처음으로 향기 블렌딩을 시작했던 순간과 그 과정을 담고 있으며,
‘향기’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어떻게 ‘기록’이라는 실질적인 루틴으로 바꿔나갔는지,
그 시작점에 대한 조용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혹시 향기 블렌딩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이 글이 부담 없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향기블렌딩의 시작
향기블렌딩의 시작

🌿 향기가 감정에 남기는 흔적

제가 향기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주 짧고 우연한 순간이었습니다.
몇 해 전, 이탈리아 여행 중 묶었던 농가민박에서 오렌지 꽃, 네롤리(Neroli) 향을 처음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그 향은 제 마음을 조용히 건드렸고, 마치 따뜻한 햇살이 가슴을 쓰다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가벼운 설렘이 올라왔고, 그날 하루는 유난히 마음이 평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향 하나에 이렇게 감정이 달라질 수 있을까?’
그 짧은 경험은 저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습니다.
감정은 형체가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에너지이고,

향 역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하게 작용하는 감각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왔습니다.

이후 저는 아로마테라피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전문기관에서 이론과 실습을 함께 수료하며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향기가 후각신경을 통해 변연계(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로 직접 연결되어
감정과 기억을 자극한다는 생리적 작용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이해하고 나니, 제가 향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지난날의 경험들이 과학적으로도 설명되기 시작했습니다.

🧪 첫 향기 블렌딩, 감정을 조합하다

공부를 마친 후, 저는 직접 향기 블렌딩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첫 블렌딩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흐린 평일 저녁이었습니다.
그날은 딱히 힘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이유 없는 피로감과 묘한 공허함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이런 날에는 그냥 지나쳐버리기보다는, 제 감정을 정리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아로마 키트를 꺼내, 제 감정 상태에 맞는 향을 하나씩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선택한 오일은 라벤더, 시더우드, 베르가못.
이 세 가지를 아래와 같은 비율로 블렌딩했습니다:

  • 라벤더 3방울 – 심리적 안정과 이완에 효과적
  • 시더우드 2방울 – 내면을 단단하게 정리해 주는 그라운딩 효과
  • 베르가못 1방울 – 기분 전환, 정서적 긴장을 푸는 데 도움

세 향의 조합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뜻했습니다.
라벤더는 불안한 감정을 어루만져주었고,
시더우드는 감정의 중심을 다시 잡아주는 듯한 묵직함을 주었으며,
베르가못은 마무리에서 상큼한 밝음을 살짝 얹어주었습니다.

저는 이 조합을 롤온 용 블렌딩 하여 손목과 귀 뒤에 발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향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하루 동안 쌓인 감정을 하나씩 정리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단 몇 분 만에 마음속의 무게가 한 톤 정도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향기와 감정을 함께 기록하는 습관

이후 저는 향기 블렌딩을 단순한 ‘조합’에서 끝내지 않고,
감정과 향을 함께 기록하는 루틴으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블렌딩 후에는 반드시 향기 노트를 펼치고 아래와 같은 항목들을 기록합니다:

  • 오늘의 감정 상태 
  • 사용한 오일과 비율 (베이스오일 포함)
  • 향을 맡았을 때 느낀 감각과 반응
  • 블렌딩에 붙이고 싶은 이름
  • 사용 시간과 공간, 상황에 따른 반응

그날의 블렌딩에는 저는 ‘포근한 고요’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향기를 맡고 있자니, 따뜻한 이불속에 누워 창밖의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 것 같은 편안함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향은 그 순간의 감정뿐 아니라, 나중에 다시 맡았을 때 과거의 기억까지 떠올릴 수 있는
감정의 타임캡슐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 향기 블렌딩은 나를 돌보는 웰니스 루틴입니다

향기 블렌딩은 단순히 ‘기분 좋은 냄새’를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내 감정에 귀 기울이며, 나에게 필요한 향을 찾아가는 자기 돌봄의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부담 없이 하루 5~10분만 투자해도 괜찮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향을 통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보는 것입니다.
때로는 향 하나만 골라서 조용히 맡아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감정은 조금씩 풀리고 정리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 루틴을 통해 하루를 더 성숙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고,  
복잡했던 감정들을 향기라는 매개체로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향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오늘부터 나만의 향기를 찾아가는 작은 여정을 시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여정의 시작은 향 한 방울,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작은 관심이면 충분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를 위한 작은 의식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위로가 됩니다.  
향기 블렌딩은 그저 향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내면과 마주하는 아주 조용한 대화입니다.  
오늘의 감정이 향으로 기록될 때, 우리는 삶을 더 섬세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 나만의 향기 블렌딩을 시작하는 분들께 드리는 작은 팁

  • 향을 맡을 때는 오늘 내 감정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 ‘좋은 향’을 찾기보다, ‘필요한 향’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처음엔 2~3가지 오일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