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오일

아로마테라피스트의 향기 블렌딩 2편 – 라벤더로 기록한 조용한 회복

kindgarden 2025. 6. 27. 14:00

아로마테라피스트의 감정 기록 루틴. 라벤더 단독 향기 블렌딩으로 찾아온 조용한 회복의 순간을 공유합니다.

감정은 향기로 더 선명하게 기억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NAHA와 영국 ICAA(국제 아로마테라피 및 통합케어 협회)에서 인증받은 아로마테라피스트입니다.
매일 감정 상태에 따라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 하고, 향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보는 루틴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향기 블렌딩 일기 두 번째 이야기로,
지쳤던 어느 월요일 저녁, 라벤더 향기와 함께한 조용한 회복의 순간을 공유드리려 합니다.
이 글이 바쁜 일상 속에서 감정 정리를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께 잔잔한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무거운 감정이 따라오는 날이 있죠.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 새로운 주를 준비해야 한다는 긴장감은
어느 순간 감정의 회로를 지치게 만듭니다.
그날의 저는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했고, 작은 일에도 반응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저는 억지로 감정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 감정을 조용히 마주한 뒤 향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지금 내 감정에 가장 필요한 향은 무엇일까?”

그날 선택한 향은 단 하나, **라벤더(Lavandula angustifolia)**였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용한 위로’였고,
라벤더는 그 감정을 가장 잘 담아내는 향이었습니다.

직접 촬영한 라벤더 가든. 감정 회복을 위한 향기 블렌딩의 출발점
향기 블렌딩 라벤더 가든

라벤더와의 조용한 블렌딩

라벤더는 흔히 진정을 위한 오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감정 정리에 탁월한 향입니다.
저는 라벤더 5방울을 호호바 오일 10ml에 희석해 롤온 공병에 담았습니다.
그 향을 손목과 가슴 중앙, 귀 뒤에 살짝 발랐고,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그 순간, 따뜻한 공기가 마음 깊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서서히 정리되었고, 조용한 방 안에서 혼자 숨을 쉬는 것만으로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상태를 **‘아무 생각하지 않는 상태’**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 조용함이야말로 제가 원했던 회복의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저는 향기 노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 오늘의 감정 상태: 피로, 예민함, 정서적 과부하
  • 사용한 오일: 라벤더 단독 (5방울 / 호호바 10ml)
  • 적용 부위: 손목, 가슴 중앙, 귀 뒤
  • 향을 맡았을 때의 느낌: 따뜻함, 안도감, 감정이 정리됨
  • 블렌딩 이름: 숨, 한 번만 더

‘숨, 한 번만 더’는 제가 라벤더 향을 맡으며 스스로에게 다독인 말이었습니다.
“그래, 오늘은 그냥 한 번만 더 숨 쉬자.”
그 짧은 문장이 감정을 정리해 주었고,
향기는 그 마음을 조용히 담아주었습니다.

향기 노트를 쓴다는 건 단순히 오일의 조합을 기록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순간의 감정, 향을 맡으며 떠오른 생각,
그리고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되돌아보는 감정 일기이기도 합니다.
몇 줄의 기록이 나중에 그날을 다시 꺼내보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주기 때문에,
저는 향기를 맡는 시간만큼 이 노트에 적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라벤더의 작용 원리와 단독 사용 팁

 

라벤더가 감정 회복에 효과적인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설명됩니다.
주요 성분인 **리날룰(linalool)**과 **리날릴 아세테이트(linalyl acetate)**는
뇌의 변연계(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에 작용해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고, 긴장 완화와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라벤더 향을 맡은 후

  • 심박수 감소
  •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 저하
  • 수면 질 향상
    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관찰되었습니다.
    저 역시 라벤더 블렌딩을 일상에 도입한 이후
    불면과 감정 기복이 완화되는 경험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향기는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신경계를 조율하고 감정을 정리해 주는 감각 기반 자기 돌봄 도구입니다.
라벤더는 그중에서도 가장 부드럽고 효과적인 향 중 하나로,
초보자나 감정적으로 예민한 날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 라벤더 단독 루틴 3가지

1. 롤온 블렌딩

  • 라벤더 5방울 + 호호바 오일( 또는 아몬드 오일 ) 10ml
  • 손목, 가슴 중앙, 관자놀이에 바른다
  • 수면 전 또는 외출 전 사용

2. 티슈 아로마

  • 티슈에 라벤더 1~2방울
  • 책상 옆, 베개 옆에 두고 향 맡기
  • 불면, 긴장 완화에 적합

3. 디퓨저 활용

  • 라벤더 단독 또는 베르가못과 1:1 조합
  • 명상, 요가, 심호흡 루틴과 병행 시 더욱 효과적

라벤더 오일은 조용하지만 깊게 감정에 스며드는 향입니다.
어떤 날은 복잡한 조합보다, 이 한 가지 향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향기 블렌딩은 감정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향기 블렌딩을 단순한 ‘감정 조절 기술’이 아니라,
감정과 마주하는 섬세한 일상 루틴으로 여깁니다.
라벤더는 제게 “괜찮아”라는 말을 대신해 준 향이었고,
그날의 조용한 회복은 향기라는 언어로 제 감정에 저장되었습니다.

혹시 오늘 하루가 길게 느껴지셨나요?
아무리 집중하려 해도 마음이 흐릿하고,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으셨나요?
그럴 땐 말보다 향기를 먼저 곁에 두어보세요.

라벤더 오일 하나만으로도 감정은 조금씩 정돈될 수 있습니다.
손등에 한 방울 떨어뜨려 코 가까이 가져가고,
조용히 세 번 깊은숨을 들이마셔 보세요.
향기는 말없이도 감정을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반응해 줄 것입니다.

향기 블렌딩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받아들이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루틴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여정을 매일 향기로 기록하고 있고,
여러분도 오늘부터 향기와 감정을 연결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