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테라피스트의 향기 블렌딩 3편 - 시더우드로 찾은 나의 중심

감정이 흔들린 하루, 시더우드 블렌딩으로 내면의 중심을 다시 회복한 아로마테라피스트의 향기 기록.  감정을 붙잡는 그라운딩 향기의 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NAHA와 영국 ICAA(국제 아로마테라피 및 통합케어 협회)에서 인증받은 아로마테라피스트로,

감정에 따라 매일 향기 블렌딩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기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감정이 심하게 흔들렸던 어느 날, 시더우드(Cedrus atlantica) 향기를 통해

‘내면의 중심’을 되찾았던 경험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시더우드는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향으로, 저에게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뿌리를 내리는 데 꼭 필요한 오일 중 하나입니다.
그날의 블렌딩은 단순한 향의 조합이 아니라, 저 자신을 다시 정렬하는 ‘감정 회복 루틴’이었고,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께도 스스로를 다잡는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 감정이 쉽게 흔들리는 날의 향기 블렌딩

 

어느 수요일 오후였습니다.
약속과 일정이 엇갈리며 예상치 못한 감정 소모가 이어졌고, 평소보다 더 민감해진 제 마음은 사소한 일에도 반응이 컸습니다.
그날의 저는 사람들과의 대화보다는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싶은, 내면이 흔들린 상태였습니다.

무언가를 하려 해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땐, 라벤더보다 더 묵직한 무언가가 필요해.’
마치 뿌리를 다시 내리는 듯한, 깊은 나무 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손이 간 오일이 시더우드였습니다.
저는 에센셜 오일 박스에서 시더우드를 꺼내 들고, 블렌딩 노트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무엇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가?”

 

향기블렌딩-시더우드 고요한 숲속의 향

 

🪵 시더우드 향기 블렌딩으로 만든 중심의 루틴

 

시더우드(Cedrus atlantica) 오일은 주로 아틀라스 삼나무의 나무껍질에서 추출되며,
짙고 따뜻한 우디 계열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향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유도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진정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시더우드 오일의 주요 화학 성분은 **세드롤(Cedrol)**과 **세드렌(Cedrene)**이며,
이들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다음과 같은 효능을 발휘합니다:

• 🧠 부교감 신경계 활성화 → 긴장 완화, 감정 진정
• 💤 불면 및 과각성 상태 완화 → 깊은 수면 유도
• 🪵 그라운딩 효과(Grounding) →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감각
• 🛡 항균·항염 특성 → 심신의 정화 및 심리적 안정감 유도

특히 시더우드는 심리적 '무게중심'을 만들어주는 향으로 알려져 있어,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나 집중력이 흐트러진 날에 사용하면
내면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이 쉽게 요동치는 분들에게는 마치 나무 뿌리처럼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시더우드는 ‘에너지의 흐름을 정리해주는 오일’로서,
명상 전·후 루틴, 감정 정리 저널링, 혹은 불면 케어용 블렌딩에 자주 사용됩니다.

단독으로 사용하면 나무 자체의 강인함이 느껴지고, 다른 오일과 조합하면 향의 깊이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날 저는 다음과 같은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 시더우드 3방울 – 감정 안정, 중심 잡기
• 프랑킨센스 2방울 – 내면 집중, 심호흡 유도
• 라벤더 1방울 – 잔잔한 부드러움과 균형감

이 블렌딩을 호호바 오일 10ml에 희석하여 롤온 공병에 담고, 손목과 가슴 중앙, 관자놀이에 천천히 발랐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방 안에서 눈을 감고, 세 번의 깊은 심호흡을 했습니다.

그 향은 처음엔 약간 무겁고 진했지만,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마음이 고요해졌고, 오히려 내 안에서 감정들이 정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 감정은 확실히 ‘내려앉기’ 시작했고, 저는 블렌딩 노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 오늘의 감정 상태: 혼란, 집중력 저하, 감정 과부하
• 사용한 오일: 시더우드 3, 프랑킨센스 2, 라벤더 1
• 향의 느낌: 나무 아래에서 혼자 앉아 있는 듯한 안정감
• 블렌딩 이름: “뿌리로 돌아가기”

 

🌱 감정이 흘러가는 방향을 느끼는 훈련

 

감정이라는 것은 때로 이유 없이, 혹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곤 하죠.
저는 그럴 때 향기의 도움을 받아 감정의 흐름을 밖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시더우드는 마치 감정의 물결에 닻을 내리듯, 제 마음을 제자리로 이끌어줍니다.
특히 불안하거나 계획이 틀어졌을 때, 또는 자신감이 흔들리는 날에 이 향을 사용하면 나와 다시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에센셜 오일은 단순한 향기가 아니라, 감정의 방향을 정리해주는 감각적인 도구입니다.
저는 블렌딩을 통해, 어떤 감정을 조절하기보다는 ‘지금 내 감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바라보는 데 집중합니다.

시더우드와 같은 그라운딩 오일은, 흔들림 속에서 단단한 기준을 제공해 줍니다.
이것이야말로 향기를 통한 웰니스 루틴이 지닌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향기 블렌딩은 나를 지탱하는 작은 나무입니다

 

시더우드를 사용할 때마다 저는 숲 속에 혼자 있는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마음을 다잡고, ‘지금 내가 필요한 건 무엇인지’ 다시 질문합니다.
그 향은 마치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아채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친구 같았습니다.

혹시 오늘 하루, 이유 없이 감정이 흐트러졌거나,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우셨다면
시더우드 향기 한 방울을 곁에 두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롤온 오일이 없다면, 손등이나 티슈에 한 방울 떨어뜨리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향은 당신이 놓쳐버린 ‘마음의 기준점’을 다시 알려줄지도 모릅니다.

저는 오늘도 향기로 감정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이 ‘내가 나에게 집중했던 시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오늘, 향기와 함께 내면의 중심에 다시 닿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블렌딩 이후, 하루를 마무리할 때면 자연스럽게 시더우드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감정이 복잡하게 흘러갈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향도 시더우드였습니다.
**‘나를 다시 붙잡아주는 향’**이라는 감각은 단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았고,
이제는 매일의 루틴 속에서 조용히 반복되는 작은 의식이 되었습니다.

향기 블렌딩은 거창한 목적이나 완벽한 조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감정이 조금 흔들렸을 때, 그저 조용히 나를 돌보는 하나의 방식으로 향을 곁에 두는 것.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고 효과적인 웰니스 루틴이 될 수 있습니다.

향은 늘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그 향기는 매번 새로운 회복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감정이 흔들린 하루,
그 조용한 중심을 다시 찾아가고 싶을 때
시더우드는 말없이, 그러나 단단하게
당신의 마음 곁에 머물러 줄 향기가 되어줄 것입니다.